동양화 _ 문인화 포도 & 시
포도는 한 송이에 포도알이 많이 열리는 모습 때문에 많은 자손을 번창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주렁주렁 열리는 이미지로 행운, 다복함, 부유함 등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또한 포도의 덩쿨을 강한 생명력과 장수를 나타낸다고 하니 그 의미와 뜻이 신혼 부부나 가족에게 선물로 주기 좋은 그림인 것 같습니다.
우리 선조들의 그림 중에서 포도 그림으로 유명한 그림으로는 신사임당의 포도 그림이 있는데요. 신사임당(1504-1551)은 화조나 초충을 잘 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 그녀가 살던 시기에는 그보다는 산수와 포도 그림으로 화명이 높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남아 있는 신사임당의 포도 그림이 지극히 드물어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포도알은 먹으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싱그러운 녹색이나 보라색으로 색감을 더해주어 그림에 활기를 주기도 합니다. 색감의 강약 조절을 잘 해서 입체감을 살려주는 것이 중요한데요. 한알한알 형태를 잘 보여주면서도 투명한 느낌으로 채색하여 전체 포도의 형태가 짜임새 있게 보여져야 합니다. 어떤 포도알은 앞으로 나오고 어떤 포도알은 뒤쪽으로 숨으면서 하나의 포도송이가 되어야 합니다.
포도잎은 다른 잎에 비해서 넓적한 편이며 포도의 앞으로 나오는 가까운 잎은 진한 먹색으로 강하게 표현하고 뒷쪽으로 숨어 있는 잎은 흐린 먹색으로 원근감을 나타내 주게 됩니다.
줄기에서 뻣어 나오는 덩쿨은 포도의 이미지를 더욱 활기차게 보여지도록 도와주는데요. 덩쿨의 느낌에 따라 그림의 전체적인 느낌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제가 17회 문인화대전에서 입선했던 작품입니다. 포도마다의 색도 조금씩 변화를 주어 한줄기 안에서도 덜익은 포도, 조금 더 익은 포도가 있는 모습을 표현하였습니다.
포도 잎의 잎맥도 힘있는 느낌이 나도록 터치해 주었고 줄기는 거칠면서도 강한 이미지로 표현하려고 하였습니다.
위의 그림에서는 덩쿨을 많이 그려주지 않았는데요. 전체 그림의 성격이나 분위기에 따라 덩쿨의 이미지는 많이 그려줄 수도 있고 적당히 최소한의 덩쿨로 깔끔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 그림은 강남문화원 초대작가로 전시했던 작품입니다. 작은 화폭에 그리다보니 포도의 특징과 이미지를 축약해서 보여준다는 느낌으로 작업했었는데요. 큰 작품을 많이 그리다가 작은 작품을 그려보니 재미 있기도 하고 색다른 느낌이었습니다.
문인화 그림을 그릴때는 그림과 함께 어울리는 글귀가 함께 들어가는데요. 참고할 수 있는 관련 시조나 시를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오늘의 포도 관련 시는 유명한 이육사의 청포도 입니다.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및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도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억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완벽하게 마음에 드는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연습과 노력이 필요할 텐데요. 포도 그림 또한 앞으로 더 많은 연습으로 더 멋진 작품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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