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_ 문인화 (사군자) 대나무 & 시조
대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오래 전부터 사랑 받은 식물로 그 유래를 삼국시대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삼국사기>에는 "신문왕 12년 (692년) 봄에 대나무가 죽었다."는 기록이 있으며, <삼국유사>에는 대나무와 관련된 많은 설화가 수록되어 있기도 합니다. 특히 회화의 소재로서 사군자 중에서도 가장 먼저 발달한 것이 바로 대나무 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에 소동파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묵죽화가 시작되었고, 조선시대에 걸쳐 전형적인 문인화의 화목으로 널리 유행하게 되었습니다.
대나무는 예로부터 그 뿌리가 긴밀히 얽혀있는 모습 때문에 의리나 단결을 상징하였으며, 대나무의 곧게 쭉 뻗은 외양으로 인하여 군자의 상징이었습니다.
묵죽을 그리는 데에는 절차와 방법이 있는데, 줄기와 마디, 가지와 잎을 그리는 순서가 각각 있습니다. 먼저 죽간을 그리고 그 다음에 가지를 그리고 이어서 잎을, 마지막으로 마디를 그리는 것인데 이것은 청대 이후 확립된 죽화법입니다.
묵죽을 그리는 것은 다른 사군자에 비해 어렵게 여겨지는데 그 이유는 대나무의 형태 자체는 단순하지만 일기와 계절적 정취에 따른 변화가 다양하고 미묘하기 때문입니다.
대나무는 이러한 기후와 자연의 절경에 따라 풍죽, 설죽, 우죽, 월죽 등의 화제로 다루어져 대가들 조차 50년을 그린 후에야 비로소 그 경지가 터득되고 마음에 드는 죽화를 그릴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저도 그릴수록 어렵게 느껴지는게 대나무인데요.
아직 수련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실제 대나무를 관찰해 보는 것이 좋은데요. 대나무 줄기와 마디, 그리고 잎의 모양을 세심히 살펴 보시기 바랍니다. 대나무 줄기를 그릴때 주의할 점은 두 줄기가 평행이 되는 것은 피해야하며, 세 줄기가 한점에서 교차되는 것은 좋지 않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대나무의 잎은 방향에 따라 정면, 측면, 뒷면 잎을 그려주고, 어린순, 자란잎, 늙은 잎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참고자료 : 새로운 사군자의 세계 _ 그리는 법에서 감상까지, 남천 송수남, 도서출판 재원)
다음으로 그림자료를 살펴 보면서 그림으로 표현되었을 때의 느낌을 살펴 보겠습니다.
서위 작품 _ 묵죽
대나무 줄기와 잎이 굉장히 힘차고 역동적으로 보여집니다.
그러면서도 대나무 줄기의 단단하고 곧은 이미지가 돋보이며
대나무 잎의 먹색의 농담을 조절하여 앞뒤 원근감과 강약이 잘 드러나
정말 멋진 작품인 것 같습니다.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의 모습을 잘표현한 풍죽도와
눈을 이고 있는 대나무의 모습을 표현한 설죽도 입니다.
소재는 같은 대나무이지만 다양한 상황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다른 그림이 되는 것이 대나무인 것 같습니다.
다음은 대나무를 시조에서는 어떻게 표현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원천석 (1330~?)
눈 마 휘여진
를 뉘라셔 굽다턴고
구블 節(절)이면 눈 속에 프를소냐
아마도 歲寒孤節(세한고절)은 너인가
노라
[현대어 해석]
눈 맞아 휘어진 대나무를 누가 굽었다고 하였던가
굽힐 절개라면 눈 속에서 푸르겠는가
아마도 한겨울의 추위에도 홀로 절개를 지키는 것은 너뿐인가 하노라
[해설]
대나무는 눈을 맞아 겉보기에는 휘어져 보이지만 그렇게 보일뿐 굽은 것이 아니며
눈 속에서도 푸르른 빛을 잃지 않고 있으니
어떠한 위협이나 모함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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