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_ 문인화 (사군자) 난초 & 시조
문인화를 배울때에 가장 먼저 배우게 되는 주제가 바로 난초입니다. 오늘은 난초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난초는 예부터 깊은 골짜기에서 홀로 고고하게 향기를 품고 있는 모습이 세속의 이욕과 공명에 초연하였던 고결한 선비의 마음과 같다하여 '정절'과 '충정심'의 상징으로 불리워 졌습니다.
우리 나라에서 난초를 재배하기 시작한 것은 고려 말기부터인 것으로 보이며, 우리 나라에서 뿐 아니라 동양전체에서 난초는 사군자의 하나로 알려진 바와 같이 고귀한 식물로서 소중하게 여겨져 왔습니다. 그 이유는 그 모습의 고상함과 향기와 주로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가 사군자그림을 배울때 묵란을 제일 먼저 시작하는 것은 난초의 생김새가 한자의 서체와 닮은 점이 가장 많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난엽을 그리는 것을 잎을 그린다고 하지 않고 잎을 삐친다고 하는 것도 글씨에서 삐치는 법을 쓰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참고자료 : 새로운 사군자의 세계 _ 그리는 법에서 감상까지, 남천 송수남, 도서출판 재원)
제가 그린 2017년에 휘호대회를 준비하며 그려봤던 난초 입니다. 난초를 처음 문인화 그리면서 그리고나서 한동안 안그리다가 그려봤는데요. 역시 쉽지 않은 소재인 것 같습니다. 더 열심히 연습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문인화를 그릴때는 주로 잘 그려진 다른 사람의 작품을 보고 연습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실제 난초를 잘 관찰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모습을 보고 난잎이 어떤식으로 꺽어지는지, 휘어지는 느낌은 어떤지, 꽃의 생김새는 어떤지 느껴보는것이 중요합니다.
난초의 생김새를 보면 그 난초잎의 유연함이 정말 아름답습니다. 또한 난초 꽃은 여리여리 하면서도 기품있어 보입니다. 물론 실제 난초의 모습을 그대로 화폭에 담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 아름다운 모습을 최대한 살려서 어떻게 표현해 내느냐가 중요할 것입니다.
제 16회 신사임당.이율곡 서예대전에서 입선했던 작품입니다. 인쇄되어 있는 그림을 사진으로 찍었더니 먹의 농담 표현이 제대로 안보입니다. 그래도 유연한 난초 잎의 휘어지는 느낌과 꽃잎의 생기있는 모습이 나름 잘 표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예전 작품이다보니 글씨가 많이 부족해 보이는데요. 지금도 글씨는 부족함을 느끼면서 열심히 연습해야 겠다는 다짐을 하게 됩니다.
난초를 주제로 문인화 작업을 하다보면 멋진 시조의 글귀를 가져와 그 느낌을 그림으로 담기도 하는데요. 이번에는 난초와 관련된 시조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난초 (이병기)
한 손에 책을 들고 조오다 선뜻 깨니
드는 볕 비껴가고 서늘바람 일어오고
난초는 두어 봉오리 바야흐로 벌어라
새로 난 난초잎을 바람이 휘젓는다.
깊이 잠이나 들어 모르면 모르려니와
눈뜨고 꺾이는 양을 차마 어찌 보리아
산듯한 아침 볕이 발틈에 비쳐들고
난초 향기는 물밀 듯 밀어오다
잠신들 이 곁에 두고 차마 어찌 뜨리아.
오늘은 온종일 두고 비는 줄줄 나린다.
꽃이 지던 난초 다시 한 대 피어나며
고적한 나의 마음을 적이 위로하여라
나도 저를 못 잊거니 저도 나를 따르는지
외로 돌아 앉아 책을 앞에 놓아두고
장장이 넘길 때마다 향을 또한 일어라
빼어난 가는 잎새 굳은 듯 보드랍고
자줏빛 굵은 대공 하얀한 꽃이 벌고
이슬은 구슬이 되어 마디마디 달렸다.
이 시조는 난초의 청아한 모양과 고결한 품성을 예찬한 작품으로, 난초를 의인화 하여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적 화자는 난초에 대한 지극한 애정과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난초의 고결한 모양과 세속을 초탈한 본성을 예찬함으로써 우리가 지향해야 할 고결한 삶의 자세를 일깨워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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