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화 _ 문인화 (사군자) 매화 & 시조



매화는 겨울동안 얼어붙은 땅에서 뿌리를 뻗고 눈속에서도 그윽한 향기를 뿜어 냅니다. 그 모습에는 어딘지  모르게 세속을 초월한 신비와 깊이가 느껴집니다. 이와 같은 매화의 자태는 선비의 지조로 즐겨 비유되면서 사군자 중의 하나가 되었습니다.


매화의 이러한 상징성으로 인하여 옜 선비들은 매화의 시를 읊고 매화 그리기를 즐겼으며 뜰에는 매화를 심어 군자의 덕성을 배우고자 노력하였습니다.


매화를 그릴때는 뿌리는 서로 얽혀야 하고 대복은 괴이하여야 하고 가지는 말쑥해야 하며 줄기는 강건하고 꽃은 기이햐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런가 하면 한 가지라도 잘못 그리면 평가를 받지 못하는 어려운 화목이기도 합니다.


그리하여 심오한 자연의 이치와 선비 정신이 먹으로 쳐낸 묵매에 살아 숨쉬고 있어야 매화 그림은 성공했다고 평가를 받을 수있었는데요. 그림 속에 담긴 정신을 더 높이 보는 것이 바로 매화 그림이라고 합니다.


(참고자료 : 새로운 사군자의 세계 _ 그리는 법에서 감상까지, 남천 송수남, 도서출판 재원)



매화는 알수록 매력적이면서도 어렵게 느껴지는 소재라고 생각되어지는 데요. 매화의 실제 모습을 자세히 살펴보면 매화 꽃 잎은 5개의 꽃잎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꽃이 활짝피어 있는것과 약간 오므라져 있는 꽃, 아직 피지 않은 꽃봉오리 등 다양한 꽃의 형태를 그림 속에 적절히 표현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꽃이 바라보는 방향과 앞에 있는 꽃, 그뒤에 숨은 꽃 등 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서 그림의 완성도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사실 매화 그림에서 어찌보면 꽃보다 중요한 것은 거칠고 강한 줄기인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요. 겨울동안 추운 날씨와 매서운 바람을 견뎌낸 모습이 느껴지도록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항상 그 부분이 어렵게 느껴지는데요. 특히 굵은 줄기를 표현은 연습이 많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2017년에 강남문화원 초대작가 전시 했던 매화 작품입니다. 매화 꽃의 색감과 줄기의 강한 이미지가 매력적으로 느껴저서 매화는 정말 욕심이 나는 소재인데요. 앞으로도 꾸준히 연습해서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매화를 그릴때 참고할만한 매화와 관련된 시조를 알아보겠습니다.


어리고 성긘 매화   - 안민영 -


(원문)


(현대어 풀이)

연약하고 엉성한 가지이기에 어찌 꽃을 피울까 하고 너를 믿지 아니하였더니,

눈 올 때 피겠다고 하던 약속을 능히 지켜 두세 송이가 피었구나.

촛불 잡고 너를 가까이 감상할 때 그윽한 향기 떠도는구나.



이 작품은 고종 7년(1870)에 창작된 작품으로 영매가라는 별칭을 가지기도 하며 안민영의 개인 시조집 금옥총부에 전해내려오고 있습니다.




붉은 매화    - 다산 정약용 -


대숲에 자리잡은 그윽한 공관

매화 한그루 창 앞에 피어 있네


우뚝한 모습으로 눈 서리 견디면서

조용하고 깨끗하게 티끌 먼지 벗어났네


한해가 다 지나도 별뜻 없어 보이더니

봄이 오니 스스로 꽃 활짝 피우네


그윽한 향기가 속기를 벗었으니 

붉은 꽃만 사랑스런 것 아니로구나



"한해가 다 지나도 별뜻 없이 보이더니 봄이 오니 스스로 꽃 활짝 피우네" 이 부분이 매화의 특징을 잘 표현한 것 같은데요. 죽은 가지처럼 서 있던 매화 나무에서 따뜻한 봄이 되자 어느새 꽃이 활짝 피었다는 내용입니다. 또한 매화의 그윽한 향기가 어찌나 향기로운지 붉은 꽃만 아니라 그 향기까지도 사랑스럽다고 합니다.


제가 예전에 문인화 중에서도 매화의 매력에 푹 빠져서 전국 각지를 돌면서 매화를 관찰하고 매화 그리기를 하는 분을 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소재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도 더 수련해서 다음에는 더 멋진 매화 작품을 이곳에서 보여드리길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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